교육을 마친 뒤에는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배운 것을 어디에 쓰고, 그 일을 어떤 조건에서 이어가게 될까.
중장년 재교육을 생각하면 나는 수료 이후의 생활이 궁금해진다. 일자리를 찾았는지, 소득은 어떤지, 근무시간이 생활과 맞는지까지 알고 싶다.
관련 연구는 이 질문에 어디까지 답하고 있을까. 먼저 연구에서 확인한 내용과 한계를 짚고, 수료 이후까지 평가를 이어가자는 나의 제안을 덧붙이려 한다.
취업·임금·유지, 연구가 나눠 본 성과
훈련 후 고용 지표가 나아진 국내 연구는 있다. 1960년대생의 특정 개인훈련을 평가한 보고서에서는 훈련 후 고용보험 기록으로 확인한 고용 지표가 개선된 것으로 추정됐다. 다만 제한된 대상의 관찰자료를 분석한 결과라, 모든 중장년 재교육의 효과로 넓혀 읽을 수는 없다.[1]
또 다른 국내 연구는 재취업, 이전 임금의 회복, 재실업을 따로 살폈다. 훈련 참여집단의 재취업 발생률은 비교집단보다 높았지만, 이전 임금 회복의 발생률은 낮았다. 재실업 위험에서는 통계적으로 뚜렷한 차이를 찾지 못했다. 젊은층 비중이 큰 실업자 표본의 결과여서 중장년에게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그래도 무엇을 성과로 측정했는지 나눠 읽을 이유는 보여준다.[2]
자신감이 높아졌다는 결과도 취업과는 구분해야 한다. 국내의 한 구직지원 프로그램 연구에서는 종료 직후 구직효능감이 높아졌다. 하지만 비교할 통제집단이 없었고 실제 취업은 추적하지 않았다. 확인된 것은 프로그램 직후의 변화까지다.[3]
은퇴 이후 일하는 가교고용, 즉 브리지 고용 연구에서도 이런 구분이 나타난다. 일할 의향을 설문으로 물은 연구와 실제 일자리 이동을 따라간 연구는 서로 다른 결과를 측정한다. 일을 하고 싶다는 응답을 실제 취업으로 읽을 수는 없다.[4]
다음 일을 준비하는 힘, 경력적응성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생각할 때 참고할 개념이 ‘경력적응성’이다. 진로구성이론에서는 미래에 대한 관심, 스스로 준비를 이끌어가는 통제, 가능성을 탐색하는 호기심, 실행에 대한 자신감이라는 네 자원으로 설명한다.[5]
이미 유급 또는 무급 활동에 복귀한 호주 은퇴자들의 면담에서도 이 틀로 경험을 해석한 연구가 있다. 다만 복귀자의 이야기를 이해하는 틀이 곧 취업 성공을 보장하는 처방은 아니다. 그 연구는 경력적응성을 높였을 때 재취업이 얼마나 늘어나는지 시험하지 않았다.[6]
어떤 이유로, 어떤 조건에서 일하는가
다음 일을 준비할 때는 그 일을 하는 이유와 근로조건도 함께 살펴보고 싶다.
네덜란드와 잉글랜드의 관찰연구에서는 금전적 필요로 일하는 집단과 즐거움 등을 위해 일하는 집단의 만족도·삶의 질이 다르게 나타났다. 동기와 생활 여건을 함께 읽게 하는 결과다. 이것만으로 자발적으로 일하면 건강이 좋아진다고 말할 수는 없다.[7][8]
근로조건을 바꾼 연구도 조건까지 읽어야 한다. 스웨덴 공공부문 연구에서는 급여를 유지하고 대체인력을 충원하면서 근로시간을 25% 줄인 집단은 대조군에 비해 수면의 질이 좋아지고 스스로 느끼는 스트레스가 줄었다. 임금이 줄어드는 시간단축이나 한국의 퇴직 후 재고용을 시험한 결과는 아니다.[9]
핀란드 공공부문 연구에서는 일에서 요구하는 부담이 크고 스스로 조절할 여지가 적은 조건이 은퇴 전후 스스로 평가한 건강의 악화와 관련됐지만, 두 표본 중 한쪽에서만 통계적으로 뚜렷했다. 일의 조건과 건강을 함께 살핀 관찰 결과이며, 직무를 바꾸면 건강이 좋아진다는 효과를 확인한 것은 아니다.[10]
나의 제안: 수료 이후를 묻는 세 가지 질문
이 연구들을 읽고 나는 재교육을 평가할 때 다음 세 가지를 함께 살펴보자고 제안한다. 아래 내용은 필자의 평가·설계 의견이다. 이 방법들을 묶으면 중장년 취업이 늘어난다는 효과가 입증됐다는 뜻은 아니다.
첫째, 다음 일자리를 구체적으로 그려보자. 배운 기술을 어떤 직무에서 쓸 수 있는지, 어떤 고용주와 연결할지, 예상하는 근무형태는 무엇인지 적어보자는 것이다. 아직 연결할 고용주가 없다면 그 상태도 평가에서 드러내고 싶다.
둘째, 수료 이후를 나눠 기록하자. 수료 여부, 구직에 대한 자신감, 실제 취업, 소득, 일을 이어가는 기간을 따로 확인하자는 제안이다. 종료 직후와 6개월·12개월 뒤를 살펴보는 방식도 생각해볼 수 있다. 이 기간은 내가 제안하는 예시이며, 연구가 밝혀낸 최적의 추적기간은 아니다.
셋째, 원하는 일의 조건을 함께 묻자. 생계에 필요한 소득, 일에서 얻고 싶은 즐거움, 감당할 수 있는 근로시간, 건강과 돌봄의 제약을 상담에서 확인하고 싶다. 취업 여부와 함께 각자가 원했던 전환에 얼마나 가까워졌는지도 살펴보자는 생각이다.
내가 알고 싶은 것은 수료식 다음의 생활이다. 어떤 일로 옮겼고, 배운 것을 어디에 쓰며, 어떤 조건에서 일을 이어가는지. 재교육의 성과를 이야기할 때 그 답도 함께 듣고 싶다.
함께 읽을 자료
- 직업적 성격의 단서로 ‘성공 공식’을 정리하는 상담 절차.[11]
- 이주 맥락에서 정서적 신뢰와 진로정보 관계를 구별한 질적 연구.[12]
- 국내의 회고·추적 직업력 자료에 관한 공식 지침.[13]
- 2016년 공공기관의 직무 부여 현황을 정리한 자료.[14]
출처와 연구 범위
연구 결과는 원문을 재서술했다. 연구 대상·방법·수치와 해석에 필요한 조건은 각주에서 확인할 수 있다.
[1] 문상균·최수현·손규태·최광성·박동찬·나영선·김수원 (2023). 중·장년층 직업훈련의 노동시장 성과 분석을 통한 훈련 및 경력 설계 방안 연구. 한국직업능력연구원. (PDF 99, 100, 105, 107, 108, 109, 145, 146, 147, 232쪽)
연구 범위: 2023년 보고서. 2014·2015년 개인훈련을 수료하고 전후 추가 개인훈련 수료가 없는 1960년대생과 비교집단의 행정자료를 성향점수매칭·이중차분으로 분석했다. 고용보험 취득 확률 3.2%포인트는 모형 추정치이며 관측되지 않은 구직동기 등에 따른 과대추정 가능성이 남는다. 전체 취업이나 은퇴 후 가교고용의 증가율이 아니다.
[2] 이서윤 (2014). 취업, 임금, 재실업에 미치는 영향을 중심으로 본 한국 실업자 직업훈련의 효과성 분석. 한국사회정책, 21(3), 159–187. (PDF 10, 11, 12, 13, 15, 19, 22, 25, 26쪽)
연구 범위: 2014년 관찰연구, 18–65세 실업경험자이며 70% 이상이 20·30대였다. 성향점수매칭과 생존분석을 사용했다. 발생률은 아직 해당 사건을 겪지 않은 사람의 시점별 발생률(해저드)이며 전체 취업확률이나 %포인트 차이와 다르다. 재실업의 비유의 결과는 두 집단의 동등성을 입증한 것이 아니다. 훈련이 저임금을 유발했다는 인과적 결론도 아니다.
[3] 김명언·장재윤·조성호·노연희 (2003). 성취 프로그램의 효과: 구직효능감 변화를 중심으로. 한국심리학회지: 산업 및 조직, 16(2), 181–204. (PDF 6, 7, 10, 17, 18쪽)
연구 범위: 2003년 연구의 전체 자료 2,517명, 평균 33세. 5일 성취 프로그램의 구직효능감 유효 짝응답자는 2,391명이다. 통제집단 없는 사전·종료직후 비교이며 실제 재취업은 추적하지 않았다. 심리지원만의 효과나 중장년 취업효과로 확대하지 않는다.
[4] von Bonsdorff, M. E., Shultz, K. S., Leskinen, E., & Tansky, J. (2009). The Choice between Retirement and Bridge Employment: A Continuity Theory and Life Course Perspective. International Journal of Aging and Human Development, 69(2), 79–100. (PDF 1, 9, 10, 11, 17, 19쪽; 인쇄 79,87–89,95,97쪽); Wang, M., Zhan, Y., Liu, S., & Shultz, K. S. (2008). Antecedents of Bridge Employment: A Longitudinal Investigation. Journal of Applied Psychology, 93(4), 818–830. (PDF 1, 5, 6, 11쪽; 인쇄 818,822–823,828쪽)
연구 범위: von Bonsdorff 등(2009)은 미국 연방정부 근로자의 의도를 횡단 설문으로 비교했다. Wang 등(2008)은 미국 HRS의 808명·905명 하위표본 각각에서 은퇴 전 변수와 후속 상태·직종코드를 연결했다. 서로 다른 표본을 합산하지 않으며 2년 간격 사이의 모든 변화를 포착한 것도 아니다. 무작위 개입·인과효과의 증거가 아니다.
[5] Savickas & Porfeli (2012), Career Adapt-Abilities Scale: Construction, reliability, and measurement equivalence across 13 countries (PDF 2, 3쪽; 인쇄 662–663쪽)
개념 범위: 관심(concern)·통제(control)·호기심(curiosity)·자신감(confidence)은 진로구성이론의 경력적응성 자원이다. 내용 설명용 한국어 표현이며 공인 척도 번역 인증이나 취업 개입효과가 아니다.
[6] Luke, J., McIlveen, P., & Perera, H. N. (2016). A Thematic Analysis of Career Adaptability in Retirees Who Return to Work. Frontiers in Psychology, 7:193. (PDF 1, 3, 4, 9, 10쪽; 인쇄 1,3–4,9–10쪽)
연구 범위: 호주 은퇴자 22명(56–78세),유급 또는 무급 활동에 이미 복귀한 사람들의 면담·주제분석이다. 비복귀자와의 비교나 재취업 확률·고용 지속에 대한 개입효과를 검증하지 않았다.
[7] Dingemans, E., & Henkens, K. (2014). Involuntary retirement, bridge employment, and satisfaction with life: A longitudinal investigation. (PDF 13, 14, 15, 16, 17, 18, 19, 21, 22, 23, 28, 39쪽)
연구 범위: 네덜란드 은퇴자 1,248명의 종단 관찰연구. 퇴직 전 만족도와 건강·가구·직업 특성을 고려해도 즐거움 동기 집단은 금전적 필요 집단보다 삶의 만족도가 높았다. 사회적 동기 계수는 비유의였다. 자아실현·사회적 기여 전체나 한국 정책의 효과로 확대하지 않는다.
[8] Di Gessa, G., Corna, L., Price, D., & Glaser, K. (2018). The decision to work after state pension age and how it affects quality of life: evidence from a 6-year English panel study. (PDF 2, 3, 4, 5, 6, 7쪽)
연구 범위: 잉글랜드 남성 65–74세·여성 60–69세 2,502명의 횡단분석. 정상 연금연령 은퇴집단에 비해 금전적 필요로 근로한 집단의 CASP 삶의 질은 낮고 즐거움·활동 유지 동기의 집단은 높았다. 만족도·삶의 질·건강은 서로 다른 결과이며, 6년 후 개선의 인과적 증거가 아니다.
[9] Schiller, H., Lekander, M., Rajaleid, K., Hellgren, C., Åkerstedt, T., Barck-Holst, P., & Kecklund, G. (2017). The impact of reduced worktime on sleep and perceived stress – a group randomized intervention study using diary data. (PDF 2, 3, 4, 5, 6, 7쪽)
연구 범위: 스웨덴 공공부문 전일제 근로자 580명, 20–65세·평균 44.6세, 18개월 사업장 단위 개입이다. 급여 유지·대체인력 충원과 주 근로시간 25% 단축이라는 조건을 함께 유지한다. 자기 보고 수면·인지된 스트레스의 대조군 대비 변화이며 한국 퇴직 후 재고용이나 임금 감소형 단축의 효과가 아니다.
[10] Stenholm, S., Virtanen, M., Pentti, J., Oksanen, T., Kivimäki, M., & Vahtera, J. (2020). Trajectories of self-rated health before and after retirement: evidence from two cohort studies. Occupational and Environmental Medicine, 77(2), 70–76. https://doi.org/10.1136/oemed-2019-106026 (PDF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22, 23, 24쪽)
연구 범위: 평균 은퇴연령 62–64세인 핀란드 공공부문의 FPS 5,776명과 FIREA 2,796명, 독립된 두 종단 코호트다. 높은 직무요구·낮은 통제와 자기평가 건강 악화 궤적의 관련성은 FPS에서 유의했고 FIREA에서는 비유의였다. 유의성 차이를 두 효과의 차이 검정으로 바꾸지 않으며 직무 재설계의 인과효과도 아니다.
[11] Savickas, M. L. (2005). Career Construction Theory and Practice. American Counseling Association Annual Meeting, Atlanta, April 2005. (PDF 1, 7, 8, 9, 10쪽; 인쇄 1,7–10쪽)
보충 자료: Savickas의 2005년 ACA 학회 자료는 RIASEC단서를 바탕으로 내담자와 성공 공식을 문장화·수정하는 절차를 소개한다. 역할 만족이나 실제 취업을 높인다는 비교실험 결과가 아니다.
[12] Dunwoodie, Webb, Wilkinson & Newman (2025; first online 2020), Social Capital and the Career Adaptability of Refugees — preserved 20-page PDF (PDF 6, 14, 15쪽; 인쇄 6,14–15쪽)
보충 자료: 호주 난민·망명신청 배경 참여자 25명의 질적 연구에서 가족의 정서적 신뢰와 가족 밖의 신뢰할 수 있는 진로정보 연결을 구별했다. 특정 이주·비자 맥락의 해석이며 한국 중장년 재취업의 인과효과가 아니다. 보존 PDF는 2020온라인판, 정식 권호는 2025년이다.
[13] 한국노동연구원(2010), 한국노동패널 1~11차년도 유저가이드 (PDF 89, 90, 91쪽; 인쇄 81–83쪽); 한국고용정보원, 고령화연구패널조사 통계정보보고서(표지 2022.11; 작성일 2024.11.29) (PDF 7, 9, 82쪽; 인쇄 4,6,79쪽); 국민연금연구원(2025), 조사보고서2025-01 국민노후보장패널조사 제10차(2024년도) 부가조사 기초분석보고서: 중·고령자의 복지태도 및 사회보장제도 인식수준 (PDF 30, 31쪽; 인쇄 17–18쪽)
보충 자료: KLIPS는 초기 회고 일자리와 이후 일자리를 결합하고, KLoSA에는 2007직업력조사와 후속 변동 자료가 있으며, KReIS는 직업력·연금력을 회고·추적·누적한다. 특정 프로그램 평가 가능성이나 SHARELIFE와의 동등성은 문항·연도·표본을 따로 확인해야 한다.
[14] 국회예산정책처(2016), 2015회계연도 공공기관 결산평가—공공기관 임금피크제 현황과 정책과제 (PDF 101쪽; 인쇄 88쪽)
보충 자료: 2016년 발간 2015회계연도 결산평가의 2016년 4월 말 120개 기관 제출자료다. 기존직무 21·연차/희망 등에 따른 기존 또는 별도직무 부여 24·별도직무 65·미결정 10개 기관으로 수행과 계획이 함께 포함된다. 현재 모든 기관의 운영이나 동일업무·임금삭감에 따른 동기저하를 입증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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