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할 수 있는 일과 실제로 바뀌는 일자리 사이

AI가 내 업무 일부를 할 수 있다는 말과 내 일자리가 사라진다는 말 사이에는 여러 단계가 있다. 기업이 실제로 도입할 만한 비용인지, 다른 업무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줄어든 일을 사람이 어떤 역할로 이어 갈 수 있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남창우의 KDI 보고서는 이 단계들을 한국의 직업·기업 자료로 연결한다. 다만 분석마다 자료와 가정이 다르고, 일부 수치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출처와 읽는 범위

남창우(2026), 『AI의 거시경제 영향 분석』, 한국개발연구원 연구보고서 2026-01. 발행일은 2026년 7월 20일, ISBN은 979-11-7566-108-0이다. 학술지 논문이 아닌 단행 연구보고서이며, 서지상 분량은 220쪽이다. 첨부 PDF는 표지·목차 등을 포함해 236면이다. 아래 쪽수는 보고서에 인쇄된 쪽수를 따른다.

KDI 공식 소개와 원문에서 저자·제목·보고서 번호·발행일을 별도로 확인했다. DOI는 첨부 PDF와 공식 소개에서 확인되지 않아 기재하지 않았다. 이 해설의 분석 근거는 첨부 보고서 본문·표·부록이다. 보고서도 내용이 저자 개인의 의견임을 밝힌다.

이 보고서가 실제로 분석한 것

질문은 AI가 한국의 생산성·고용·임금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가다. 저자는 직업 전체를 한꺼번에 대체 대상으로 보기보다, 직업을 구성하는 세부 과업에서 출발한다. 과업은 자료 정리, 문서 초안 작성, 고객 상황 판단처럼 일을 이루는 개별 활동을 뜻한다.

분석은 세 층으로 진행된다. 먼저 임금직업포털의 537개 직업에 있는 수행직무 설명을 6,824개 단위과업으로 나누고, AI 적용 여건과 도입 비용을 평가한다. 여기서 6,824는 조사에 참여한 근로자 수가 아니라 분해된 과업 수다. 경제성 계산에는 2024년 하반기·2025년 상반기 직종별사업체노동력조사 등을, 산업별 영향 규모 계산에는 2023년 전국사업체조사를 사용한다. (35~56, 79~90쪽)

다음은 2017~2023년 기업활동조사로 AI 활용과 상용근로자 1인당 매출액, 상용근로자 수, 총매출의 관계를 분석한다. 최소 5년 연속 관측된 기업을 남기고, 2017년에 이미 AI를 쓰던 기업은 제외했다. 대표 회귀모형의 63,620건은 같은 기업이 여러 해 등장하는 관측치 수이며 서로 다른 기업 63,620곳을 뜻하지 않는다. 일정 규모 이상 기업 중심의 자료이므로 영세 사업체 전체를 대표한다고 보기 어렵다. (113~126쪽)

마지막으로 앞선 추정과 AI 확산 가정을 결합해 경제 전체 생산성을 시산한다. 고용·임금 전망은 2014~2024년 고용형태별근로실태조사의 51개 중분류 직종 변화를 분석한 뒤, 과거 자동화와 노동시장 변화의 관계가 미래 AI에도 적용된다는 가정으로 계산한다. 개인 51명을 조사한 연구도, 중장년만을 따로 추적한 연구도 아니다. (152~178쪽)

자동화 가능성과 비용상 도입 가능성은 다르다

과업 평가는 결과를 측정하기 쉬운지, 쓸 만한 데이터가 있는지, 현장 맥락과 인간의 판단이 얼마나 필요한지, AI가 여러 단계를 실행할 수 있는지를 종합한다. 거대언어모형의 평가와 연구자의 규칙을 결합한 지표로, 실제 현장에서 검증된 일자리 소멸 확률은 아니다. 지표에는 향후 10년 안의 기술적 실현 가능성에 대한 평가도 포함돼 있어, 현재의 실측 도입률로 볼 수도 없다. (52~54쪽)

보고서에서 약 72%는 537개 직업 중 평균 AI 지표가 1% 이상인 384개 직업의 비율이다. 직업 종류의 수를 센 값이며, 종사자 수로 가중한 비율이 아니다. 따라서 한국 일자리의 72%가 사라진다는 뜻으로 읽으면 안 된다. (56~57쪽)

도입 비용과 인건비 절감 가능성을 함께 반영하면 범위는 좁아진다. 보고서는 AI 지표와 경제성 조건을 적용한 과업 비중을 산업 규모에 연결해 종사자 기준 약 1.4%, 매출 기준 약 1.8%를 제시한다. 앞의 값은 약 36.4만명 상당의 과업 규모를 환산한 결과이고, 뒤의 값은 매출 약 159조원에 해당하는 영향 범위다. 실제 실직자 수나 매출 손실·증가액, GDP 변화가 아니다. (80~90쪽, 표 3-18·3-19)

이 계산에는 한 직업 안에서 각 과업의 시간 비중을 같게 놓고, AI 구축·유지 비용과 인건비를 5년 동안 비교하는 등의 가정이 들어간다. 직업 분류를 합치는 과정에서 연봉을 합산해 경제성이 과대평가될 가능성도 저자가 인정한다. 기술적으로 관련된 과업이 있어도 기업의 실제 도입으로 이어질지는 별도의 문제다. 낮은 추정치가 나왔다고 나머지 근로자는 AI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뜻도 아니다. (70~80, 95쪽)

기업 생산성이 약 20% 높다는 결과의 조건

대표 패널 도구변수 분석에서 AI를 포함한 4차 산업혁명 기술 활용 집단은 아무 해당 기술도 쓰지 않는 집단보다 상용근로자 1인당 매출액이 약 20% 높은 것으로 추정됐다. 기업·연도별 차이와 여러 기업 특성을 통제한 모형의 결과다. 여기서 생산성은 매출 기반 지표여서 가격이나 수요 변화도 반영할 수 있다. (126쪽, 표 4-4)

중요한 것은 비교 대상이다. 약 20%는 AI 항과 AI를 포함하는 폭넓은 디지털기술 항의 계수를 더한 값이다. 같은 표에서 AI 항 자체는 음수다. 따라서 이미 다른 디지털기술을 쓰던 기업이 AI를 추가하면 생산성이 20% 오른다는 결과로 바꿔 읽을 수 없다. 음의 AI 항만으로 AI가 생산성을 떨어뜨린다는 결론을 일반화하는 것도 부적절하다. (125~127쪽)

결과는 분석 방법에 따라서도 달랐다. 다른 4차 산업혁명 기술 활용 기업을 제외한 분석에서는 AI 활용의 생산성·고용 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비슷한 특성의 기업끼리 짝지은 뒤 실시한 패널 회귀에서도 1인당 매출액 효과는 유의하지 않았고, 일부 모형에서는 고용 증가가, 다른 모형에서는 도입 1년 뒤 매출 감소가 나타났다. 도입 전후 변화의 차이를 비교한 이중차분 분석에서도 핵심 효과는 유의하지 않았다. 별도의 기간별 회귀에서는 도입연도 1인당 매출액 약 5%가 유의수준 5% 경계에 있었지만, 이후 기간에는 유의하지 않았다. 유의하지 않다는 말은 효과가 없다고 확정했다는 뜻이 아니라, 이 자료와 모형으로 효과를 분명히 구별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130~139쪽)

대표 모형의 고용 감소 추정도 유의하지 않았지만, 통제를 줄인 모형에서는 감소가 유의했다. 저자는 전체적으로 매출 확대와 디지털 기반의 보완 역할을 강조한다. 다만 해설에서는 AI가 항상 고용을 줄인다거나, 생산성을 높이면서 고용도 안전하게 유지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 또한 자료가 2023년까지이고 설문의 AI 정의가 넓어, 최근 생성형 AI만의 효과를 분리해 검증한 결과로 볼 수 없다. (110, 128~142쪽)

경제 전체 생산성 전망은 확산 가정에 따른 시산이다

총요소생산성(TFP)은 노동과 자본 투입량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생산 효율을 나타내는 지표다. 보고서는 생성형 AI 상용화 이후 10년의 누적 TFP 기여를 기준 시나리오 약 2.3%, 다른 시나리오에서는 1.5~3.5%로 제시한다. 보고서의 연평균 환산값은 각각 0.23%포인트, 0.15~0.35%포인트다. GDP나 임금이 매년 2.3% 오른다는 뜻이 아니다. (152~156쪽)

계산은 기업 분석에서 가져온 생산성 향상률, 경제성 있는 과업 범위, 기업의 도입 속도, 산업 간 거래 연결에 의존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기술이 발전해 더 넓은 과업을 자동화한다는 가정도 포함한다. 1.5~3.5%는 이 시나리오들을 비교한 범위이며, 모든 불확실성을 포함한 통계적 신뢰구간이 아니다. 표 5-1의 15년 누적 수치와도 구분해야 한다.

도입 속도나 기업성과 추정이 달라지면 거시 결과도 달라진다. 저자는 새로운 과업의 창출, 아이디어 생산, 산업구조 변화와 비선형 효과 등을 충분히 담지 못한다고 인정한다. 이 전망은 미래 성장을 보장하는 숫자보다 어떤 조건이 성장 효과를 좌우하는지 살피는 자료로 읽는 편이 적절하다. (156~160, 189~190쪽)

고용·임금 전망에서 확인이 필요한 부분

보고서의 표 5-9는 10년 후 시점의 경제성 있는 연간 대체 규모를 255,703명, 약 25.6만명으로 시산한다. 지금 이미 사라진 일자리나 10년간 누적 감소 인원이 아니다. 과거 자동화 반응과 미래 과업·도입 가정을 연결한 계산이며, 새 과업·신사업·재취업 등을 모두 합친 전국 순고용 변화도 아니다. (176~180쪽)

[확인 필요] 표의 2.1%는 연구에서 사용하는 2024년 근로자 규모에 대한 비율이다. 보고서만으로 정확한 분모의 모집단·제외 범위를 확정하기 어려워, 이 비율을 한국 전체 취업자의 비율로 해석하기 어렵다. (179쪽, 표 5-9)

[확인 필요] 같은 표에서 판매직의 10년 후 경제성 있는 대체 규모가 전체 대체 대상 규모보다 크게 적혀 있어, 본문의 하위집합 설명과 맞지 않는다. 해당 표의 집계·산출 근거를 확인하기 전 세부 전망치를 인력 감축 규모로 직접 적용하기 어렵다. (179쪽, 표 5-9)

임금 전망도 임금 자체의 확정적 삭감률이 아니다. 표 5-10은 10년 후 시점의 연간 실질임금 상승률에 대한 하방효과를 포괄적 시나리오 약 0.91%포인트, 경제성을 반영한 제한적 시나리오 약 0.37%포인트로 제시한다. 기반이 된 임금 회귀에서는 인구구성까지 통제하면 유의하지 않은 결과도 있어 추정은 통제변수 구성에 민감하다. 이 폭이 모든 근로자에게 적용된다고 볼 수도 없다. (174, 180~181쪽)

임금불평등이 줄어든다는 결론도 일률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표 5-11에서는 임금과 고용 변화를 함께 반영할 때 기술발전의 포괄적 시나리오에서 직종 간 불평등이 커지고, 경제성이 있는 대체만 반영한 제한적 시나리오에서는 작아진다. 이 지표는 직종 내부의 임금 차이를 0으로 놓은 직종 간 비교이며, 가구소득이나 자산 불평등 전체를 측정한 값이 아니다. (182쪽)

무엇이 유용하며 어디까지 해석할 수 있는가

이 보고서의 유용성은 과업의 가능성, 비용상 도입 유인, 기업성과, 경제 전체 효과를 나눠 보게 한다는 데 있다. 같은 AI 기술이라도 데이터가 정리되어 있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 반복적인 정보처리와 현장 판단 업무에서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회사의 성과 개선이 곧바로 개인의 임금 인상이나 고용 안정으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한계도 이 연결 과정에 있다. 과업 설명과 언어모형의 점수는 실제 작업시간·성과 측정과 다르고, 비용은 다양한 설정에 의존한다. 기업 분석은 무작위 실험이 아니어서 도구변수와 비교집단 구성의 가정이 필요하다. 장기 전망은 과거의 반복적 정보처리 과업과 노동시장 변화의 관계를 미래 AI로 확장한다. 현재의 생성형 AI가 그때의 자동화와 같은 방식으로 작동한다고 보장할 수는 없다.

원문 요약의 긍정적인 설명만으로 생산성 향상이 모든 분석에서 입증됐다고 읽을 수는 없다. 상세 표에서는 효과의 규모와 유의성이 다르며, 낙관·비관 시나리오도 각각의 가정에 따른 결과다. 특히 확인이 필요한 집계값은 그 한계를 함께 읽어야 한다.

DASISIJAK 해석과 현장에서의 확장

여기부터는 보고서에 대한 DASISIJAK의 해석과 실무적 확장이다. 이 연구는 연령별로 AI의 영향을 비교하지 않았으므로 중장년이 특별히 안전하거나 더 위험하다고 말할 근거는 제공하지 않는다. 다만 자신의 직업명만 보고 위험을 판단하기보다 실제로 하는 일을 나눠 살피는 데 참고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상담 업무라면 정해진 안내문을 찾는 일, 상황을 확인하는 일, 예외를 판단하고 책임지는 일을 나누어 볼 수 있다. 무엇을 AI에 맡길지와 함께 어떤 판단을 사람이 검토할지 살피는 접근이다. 이는 보고서가 해당 상담 직무의 효과를 직접 실험했다는 뜻은 아니다.

인사·조직 담당자는 도입 전후의 처리시간뿐 아니라 오류·재작업, 고객 문제 해결, 교육시간, 검토 부담, 업무 이동을 함께 관찰하는 소규모 시험을 설계할 수 있다. 절감한 시간이 인원 감축, 서비스 확대, 새로운 역할 중 어디로 연결되는지도 별도로 기록할 수 있다. 이런 관찰 항목의 효과를 이 보고서가 검증한 것은 아니며, 과업·비용·조직 여건을 구분하는 관점을 현장에 적용한 제안이다.

저자는 정책 차원에서 데이터·컴퓨팅 기반, 재교육·전환지원, 사회안전망과 책임체계 정비를 제안한다. 동시에 지원의 대기업 편중, 민간투자 위축, 예측 실패와 재정 부담 등의 위험도 인정한다. 특정 지원정책이 생산성과 고용을 동시에 늘린다고 실증한 연구는 아니다. (190~202쪽)

그렇다면 무엇을 판단할 것인가

개인에게는 내 일을 이루는 과업과 변화할 역할을 살피는 자료이고, 조직에는 기술 도입과 인력 결정을 구분해 검토하는 자료다. 정책 담당자에게는 총량 전망과 별개로 전환 부담이 집중될 직종·기업의 조건을 확인할 필요를 보여준다. 자동화 가능성이나 하나의 전망 수치만으로 개인의 경력이나 조직의 감원 규모를 결정하기에는 이 보고서의 조건과 한계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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